10대까지 ‘성매매 채용’ 노출…업소도 사이트도 처벌은 ‘솜방망이’

입력 2023.02.14 (23:51) 수정 2023.02.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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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불법 '성매매 업종' 구인 공고가 올라오는 실태, 어제 전해드렸죠.

그런데 그런 곳에 휘말려 피해를 당한 이들 중에는 '청소년'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불법 업소의 채용 공고에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일부 업소는 청소년인 줄 알면서도 '묻지마'식 채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청소년 지원센터에 1년 전 고등학생 A 양이 찾아왔습니다.

알바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려다, 성매매의 '덫'에 걸려들었던 피해자였습니다.

[채선인/성매매 피해 상담소 '다락' 팀장 : "가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이 안전하게 머물 곳을 확보하기 위해서 알바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업주들이)금액만을 강조해서 유인을 하는 거죠."]

일당 50만 원을 내건 곳은 '마사지 업소'였습니다.

업주는 나이도 확인하지 않은 채 대뜸 면접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A 양은 불법 성매매 업소란 걸 알게 됐습니다.

미성년자라고 밝히자,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일'을 소개해줬다고 합니다.

[채선인/성매매 피해 상담소 '다락' 팀장 : "만나서 이제 미성년자라고 얘기를 했더니. 그러면 마사지는 단속이 있을 수 있으니 (다른 업종) 실장을 이렇게 연결을 해준 거죠."]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 다름 아닌 '노래방 도우미' 공급 업체였습니다.

얼떨결에 맡은 일은 첫날부터 성추행, 성희롱의 연속이었고, A양은 뛰쳐나와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았습니다.

이번에도 알바 사이트를 활용했는데, 혹시나 해서 찾아가 본 또 다른 업소, 역시나 성매매의 '덫'이 쳐져 있었습니다.

[채선인/성매매 피해 상담소 '다락' 팀장 : "(업주가) 마사지 경험이 네가 없으니 그걸 알려주겠다라고 해서 이제 유사 성행위 하는 것까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성 착취를...)"]

이렇게 유명 사이트로 구직자들을 유인한 뒤 성매매에 이용하는 업소들,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입니다.

3년 전, 성매매 영업으로 경찰에 적발된 업소인데요.

한번 찾아가 봤습니다.

이 업소는 알바 사이트에 '테라피스트' 채용 공고를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외국인 여성 B 씨를 채용했습니다.

말만 '테라피스트'였지, 실제론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고, B 씨의 신고로 업주는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마사지 업소 업주/음성변조 : "(성매매 영업은) 제가 했던 게 아니고요. (따로) 운영을 맡겼던 사람이 있어 가지고. (실장님이요?) 네네. (구인) 광고를 올리는지도 몰랐고..."]

알바몬, 알바천국 등을 매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해당 사이트들은 정작 제재받은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 관계자/음성변조 : "알바천국 같은 경우는 하루에 게시되는 공고의 양도 어마어마하잖아요. (전부 조사하기엔)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현재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직업정보제공 사업자는 1,200여 곳.

KBS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고용노동부는 성매매 의심 업소 구인 공고를 모두 삭제하도록 조치하고,
긴급 현장점검에도 나섰습니다.

알바천국과 알바몬은 검수 인력을 늘려, 보다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서다은/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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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까지 ‘성매매 채용’ 노출…업소도 사이트도 처벌은 ‘솜방망이’
    • 입력 2023-02-14 23:51:53
    • 수정2023-02-15 00: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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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불법 '성매매 업종' 구인 공고가 올라오는 실태, 어제 전해드렸죠.

그런데 그런 곳에 휘말려 피해를 당한 이들 중에는 '청소년'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불법 업소의 채용 공고에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일부 업소는 청소년인 줄 알면서도 '묻지마'식 채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청소년 지원센터에 1년 전 고등학생 A 양이 찾아왔습니다.

알바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려다, 성매매의 '덫'에 걸려들었던 피해자였습니다.

[채선인/성매매 피해 상담소 '다락' 팀장 : "가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이 안전하게 머물 곳을 확보하기 위해서 알바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업주들이)금액만을 강조해서 유인을 하는 거죠."]

일당 50만 원을 내건 곳은 '마사지 업소'였습니다.

업주는 나이도 확인하지 않은 채 대뜸 면접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A 양은 불법 성매매 업소란 걸 알게 됐습니다.

미성년자라고 밝히자,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일'을 소개해줬다고 합니다.

[채선인/성매매 피해 상담소 '다락' 팀장 : "만나서 이제 미성년자라고 얘기를 했더니. 그러면 마사지는 단속이 있을 수 있으니 (다른 업종) 실장을 이렇게 연결을 해준 거죠."]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 다름 아닌 '노래방 도우미' 공급 업체였습니다.

얼떨결에 맡은 일은 첫날부터 성추행, 성희롱의 연속이었고, A양은 뛰쳐나와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았습니다.

이번에도 알바 사이트를 활용했는데, 혹시나 해서 찾아가 본 또 다른 업소, 역시나 성매매의 '덫'이 쳐져 있었습니다.

[채선인/성매매 피해 상담소 '다락' 팀장 : "(업주가) 마사지 경험이 네가 없으니 그걸 알려주겠다라고 해서 이제 유사 성행위 하는 것까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성 착취를...)"]

이렇게 유명 사이트로 구직자들을 유인한 뒤 성매매에 이용하는 업소들,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입니다.

3년 전, 성매매 영업으로 경찰에 적발된 업소인데요.

한번 찾아가 봤습니다.

이 업소는 알바 사이트에 '테라피스트' 채용 공고를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외국인 여성 B 씨를 채용했습니다.

말만 '테라피스트'였지, 실제론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고, B 씨의 신고로 업주는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마사지 업소 업주/음성변조 : "(성매매 영업은) 제가 했던 게 아니고요. (따로) 운영을 맡겼던 사람이 있어 가지고. (실장님이요?) 네네. (구인) 광고를 올리는지도 몰랐고..."]

알바몬, 알바천국 등을 매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해당 사이트들은 정작 제재받은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 관계자/음성변조 : "알바천국 같은 경우는 하루에 게시되는 공고의 양도 어마어마하잖아요. (전부 조사하기엔)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현재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직업정보제공 사업자는 1,200여 곳.

KBS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고용노동부는 성매매 의심 업소 구인 공고를 모두 삭제하도록 조치하고,
긴급 현장점검에도 나섰습니다.

알바천국과 알바몬은 검수 인력을 늘려, 보다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서다은/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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