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조건만남’ 같은 성매매 유형이 아동, 가출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피해자’로 쉽게 유인하며 또 현장에서 상호합의한 조건들을 넘어선 행위가 피해자에 강요된다는 점이다.
이하영 성매매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연락에서 “(차간단 등 조건만남 성매매 유형은)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명시했더라도 실제 상황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이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차간단’ 성매매가 성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이 범죄로 인정받기 힘든 상황에서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할 때 적극적인 성인지감수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인지감수성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한 상황과 맥락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 성매매는 갈수록 교묘해지는데...尹정부는 ‘여가부 폐지’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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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피해자지원현장단체연대(협력단체 기관 535곳)는 지난 4월 7일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이주여성 폭력, 장애여성,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여성폭력은 구조적 성차별을 토대로 발생한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를 강력 주장했다.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에서 활동하는 ‘지음’ 씨는 “한국의 성매매 구조는 강력하고, 그 안에는 10대부터 모든 연령대의 많은 여성들이 있다. 어떤 이유로 유입되었든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착취를 공고히 하는 체제”라며 “여성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착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여가부가 필요한데 윤 대통령은 ‘여가부가 소명을 다했다’고 한다. 이건 성차별이나 성착취가 없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매매 현장에서 성매매 되는 자 대부분은 여성이고, 성매수자 대부분은 남성”이라며 “성매매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자행되고 있고, 누가 누구를 착취하는지 잘 알고 있다. 성매매는 젠더폭력의 최전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련 사단법인 수원여성인권돋움 활동가도 “여전히 성매매에 대한 인식은 ‘자발성’ 혹은 ‘비자발성’이며 비난의 대상은 여성”이라며 “여성폭력을 경험한 모든 여성이 피해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으려면 여가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소공동에서 ‘청년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고 “현재의 여가부 폐지 원칙은 변함없다”며 여가부 폐지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여성단체와 현 정부가 반성매매 운동에 대한 ‘여가부 역할’에 큰 시각차를 갖고 있어 향후 큰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