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유인해 성 착취한 혐의로 수감 중에 자살한 백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길레인 맥스웰(60)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AP통신의 29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들은 이날 맥스웰이 10대 소녀들을 성 착취한 전 남자친구 엡스타인과 공모한 혐의에 대해 유죄라는 평결을 내렸다.

맥스웰은 이에 따라 최고 6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맥스웰은 성매매 등 6가지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돼 수감 생활 중이다.

자살한 영국 언론출판계 거물인 로버트 맥스웰의 딸인 길레인 맥스웰은 미국 월스트리트 백만장자 금융인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연인이었으며 미국과 영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였다. 맥스웰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보면, 불법적인 성행위를 할 목적으로 한 여행에 17살 이하 소녀들을 유인하는 것에 공모한 혐의 등 6가지다. 엡스타인은 플로리다와 뉴욕의 저택과 별장에서 미성년자들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7월 6일 체포됐고, 수감 중이던 지난 8월 10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맥스웰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왔다. 배심원들은 지난 6일 동안 40시간 동안 토론을 한 끝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에 표를 던졌다. 검찰 쪽은 재판 뒤 성명에서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길레인 맥스웰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 중의 하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며 “정의로 가는 길은 너무 멀었으나, 오늘 정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검찰 쪽은 재판 과정에서 맥스웰이 “취약한 어린 소녀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그들을 조종해서 엡스타인의 성적 학대에 봉사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는 엡스타인에게 성 착취를 당한 4명의 여성들이 나와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맥스웰 쪽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맥스웰의 변호인은 “우리는 이미 항소 작업을 시작했고, 그가 무죄로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