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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좋아" 성매매 후기 공유하는데… '미꾸라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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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힐링이 좋아" 성매매 후기 공유하는데… '미꾸라지처럼'

입력
2021.12.14 04:00
수정
2021.12.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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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마사지·왁싱 정보 공유 플랫폼
불법 성매매 알선 인터넷 사이트 활개

여성전용 안마업체를 중개해주는 사이트에서 제휴 업체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사이트 캡처

여성전용 안마업체를 중개해주는 사이트에서 제휴 업체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사이트 캡처

마사지숍과 왁싱숍 정보 공유 플랫폼을 표방한 채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사이트에선 방문객을 상대로 제휴업체들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성매매 후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까지 운영하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당국은 성매매 알선을 이유로 사이트를 차단하고 운영자를 처벌할 수는 있지만, 성매매 후기를 공유하는 이용자와 업소 단속은 쉽지 않아 불법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플랫폼일 뿐' 강조하지만... 실상은 성매매 알선

여성전용 마사지숍, 왁싱숍 등을 중개하는 업체에 쓰여 있는 소개글. 자신들은 중개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이트 캡처

여성전용 마사지숍, 왁싱숍 등을 중개하는 업체에 쓰여 있는 소개글. 자신들은 중개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이트 캡처

1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이트에선 마사지와 왁싱업체 수십여 곳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알선한다. 겉으로는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서비스를 받을 것을 권유하며 '성행위나 유사성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공지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여성전용 사이트 마사지숍·왁싱숍 중개업체에 올라온 후기 게시글. 사이트 캡처

여성전용 사이트 마사지숍·왁싱숍 중개업체에 올라온 후기 게시글. 사이트 캡처


여성전용 사이트 마사지숍·왁싱숍 중개업체에 올라온 후기 게시글에 달린 댓글. 사이트 캡처

여성전용 사이트 마사지숍·왁싱숍 중개업체에 올라온 후기 게시글에 달린 댓글. 사이트 캡처

여성 전용 마사지 등을 중개하는 A사이트의 유료 가입자들은 마사지 이후 이어지는 성행위 및 유사성행위를 '힐링' '마무리' 등으로 부르며 일종의 '성매매 후기'를 남기고 있다. 업체명과 마사지사 외모,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이를 읽은 다른 이용자들은 공감이나 평가를 담은 댓글도 달고 있다. "여기 가격이 궁금하다" "조언 고맙다" "그 관리사가 누구냐"는 식이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에선 성매매 후기를 보고도 제재는커녕 돈까지 받으며 성매매를 부추기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일부 사이트에선 마사지나 왁싱 등의 매개 없이 성매매 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고 노골적으로 광고하며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커뮤니티 공간에 올라오는 후기글을 사이트 측에서 올려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사이트 운영자 처벌, 차단 되지만... 성매매 단속은 어려워

남성전용 성매매 중개 사이트에 작성되어 있는 소개글. 사이트 캡처

남성전용 성매매 중개 사이트에 작성되어 있는 소개글. 사이트 캡처

문제의 사이트들은 이용객과 업체가 소통할 공간을 마련해주는 플랫폼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행법상 성매매 알선과 성매매 업소 광고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플랫폼은 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 시각은 다르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후기를 공유하는 것 자체는 범죄가 될 수 없지만, (해당 사이트처럼) 이를 알선하고 광고하는 것은 처벌받을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불법·유해정보 사이트 심의를 맡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의견도 비슷하다. 방심위 관계자는 "A사이트의 경우 한 차례 차단했으나 개편 이후 재개된 사이트로, 최근 다시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면서 "유통 상태가 확인돼 심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본보가 파악한 사이트 세 곳도 이번주 내에 접속이 차단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사이트 차단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업소 이용자나 업소 운영자에 대한 단속이나 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성매매를 했는지 후기에 상세히 적혀 있다고 해도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성매매 업소 단속을 수년간 해온 한 경찰관은 "성행위나 유사성행위 현장을 덮쳐서 불법 행위를 확인해야 입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트 글만으로는 처벌이 쉽지 않다"면서 "현장에서 콘돔 등 성매매 증거물이 나와도 성관계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면 규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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