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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의 아들”…12세 소녀 등에 성매매 강요한 필리핀 목사

작성 2021.11.20 14:14 ㅣ 수정 2021.11.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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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대형교회의 목사이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폴로 캐리언 퀴볼로이(71, 사진)가 아동 성매매, 돈세탁, 현금 밀반입 등의 혐의로 미국 LA에서 기소됐다. 사진=페이스북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친구이자 현지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12세 이하 소녀 신도들에게 일자리를 주겠다고 속인 뒤 성매매를 강요한 협의로 기소됐다.

AP통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교회 ‘예수 그리스도 왕국’을 설립한 아폴로 캐리언 퀴볼로이(71)와 교회 관계자 9명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LA 연방 검찰은 이들에게 아동 성매매, 성매매 강요, 결혼·비자 사기, 돈세탁, 현금 밀반입 등 다수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퀴볼로이는 자신의 대형 교회에 다니는 신도 중 12~25세 여성 신도들을 목표물로 삼은 뒤 이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 퀴볼로이는 자신과의 관계가 구원이자 특권이라며 여성 신도들을 정기적으로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스스로를 ‘신의 아들’이라고 강조했고, 자신의 성적인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영원한 지옥’에 빠질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퀴볼로이의 신체적, 언어적 학대와 영원한 저주의 위협을 받은 피해 여성 중에는 10살을 갓 넘긴 어린 소녀도 있었다.

1985년 필리핀에서 처음 교회를 설립한 뒤 200여 국에 교회를 전파했다. 퀴볼로이 측은 전 세계에 신도가 60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미국 본사는 LA에 있다.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퀴볼로이가 미국 LA에서 기소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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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LA에 있는 퀴볼로이의 교회 사진=AP 연합뉴스
퀴볼로이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결혼을 위한 중매를 서겠다고 속인 뒤 피해 여성들을 미국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미국으로 데려온 여성들을 자신의 집에서 하인처럼 부렸고, 해야 할 일을 다 마치지 못하면 구타와 욕설 등의 폭력을 휘둘렀다.

1년 내내 끔찍한 삶을 살던 일부 여성들이 퀴볼로이의 LA 집에서 탈출해 경찰을 찾아갔고, FBI가 수사에 참여하면서 퀴볼로이 목사의 본 모습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LA 연방 검찰은 그와 교회 고위 간부 일행들이 필리핀과 미국 등지를 오가면서 여성들을 돈 세탁과 현금 밀반입 등의 범죄에 강제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당국은 현재 기소장에 기재된 9명 중 3명을 체포했으며, 퀴볼로이를 포함한 3명은 필리핀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퀴볼로이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으로 당선될 당시 교회 조직을 활용해 그의 당선을 도왔고, 두테르테 대통령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퀴볼로이와 친분을 밝힌 바 있다.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실은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 검찰이 퀴볼로이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다면 협조할 의향이 있다.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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