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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그곳&] 홍등 꺼지는 경기도…‘평택 쌈리’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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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그곳&] 홍등 꺼지는 경기도…‘평택 쌈리’도 사라진다

경기일보 보도 이후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자진 폐쇄’
평택 쌈리도 업소 14곳 남아 폐쇄 수순…市, 재개발 추진

18일 평역역 인근 성매매집결지인 쌈리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시범기자
18일 오후 평택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일명 쌈리)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지역 성매매집결지가 잇따라 폐쇄되는 가운데 쌈리도 본격적인 폐쇄 작업이 시작되면서 업소들이 속속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경기지역 최대 규모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문을 닫은(경기일보 6월2일자 1면) 데 이어 대형 집창촌 ‘평택 쌈리’도 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18일 오전 평택역 1번 출구에서 150m 거리의 평택 쌈리. 이곳 집결지는 지난 1950년대 평택역을 중심으로 성매매 업소들이 모여들며 조성됐고, 쌈리라는 호칭은 행정구역상 ‘3리’를 일컫는 표현에서 유래했다. 올해 5월 기준 업소 105곳에 성매매 종사자 110명이 남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날 쌈리에서 문을 연 업소는 14곳에 불과했다.

한때 시간을 가리지 않고 성매수자로 북적이던 골목에선 인적을 찾기 어려웠고, 대신 대로변에서 집결지로 들어가는 진입로마다 ‘여성안심구역’이라는 새로운 표지가 그려졌다. 업주들이 떠나 텅 빈 업소에는 화장품이나 쿠션 등이 마구 널브러져 있었고, 유리창마다 빨간색 락카로 ‘X’ 표시가 돼 있어 성매매 역사에 종지부가 찍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집창촌에 대한 단속이 터무니없이 미약하다는 지적(경기일보 1월27일자 7면)에 따라 올해 2월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고, 평택 쌈리로도 수사를 확장했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문을 닫은 뒤로도 쌈리의 업소들이 성매매를 계속하자, 지난 6월 쌈리 업소와 업주들의 주거지 등 4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18일 오후 평택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일명 쌈리)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지역 성매매집결지가 잇따라 폐쇄되는 가운데 쌈리도 본격적인 폐쇄 작업이 시작되면서 업소들이 속속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18일 오후 평택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일명 쌈리)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지역 성매매집결지가 잇따라 폐쇄되는 가운데 쌈리도 본격적인 폐쇄 작업이 시작되면서 업소들이 속속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이와 함께 평택시는 경찰ㆍ소방 등 기관들과 협의체를 구성, 행정적인 절차를 통해서도 본격적인 폐쇄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2030 평택 도시ㆍ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쌈리 권역을 포함한 평택역 일대 3만3천㎡ 면적에 대한 재개발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재 민간 개발업체 3곳에서 토지 권한을 확보 중이며 지난 11일에는 업소 건물 1동이 처음 철거되기도 했다.

전국 최초의 ‘자진 폐쇄’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선 공공 차원의 개발이 논의되는 한편 쌈리는 민간 자본의 유입으로 변모하는 등 두 갈래의 방향성도 눈여겨볼 점이다. 무엇보다 군 공항에 의한 고도제한이 걸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터와 달리 평택역 일대는 용적률이 최대 1천%를 넘어서는 만큼 고층 규모의 상업시설 건축도 가능할 전망이다.

평택시 평택역주변정비추진단 관계자는 “사업계획서가 들어오면 면밀히 검토하고 개발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탈성매매를 원하는 여성에 대해서도 자활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평택 쌈리까지 폐쇄를 완료하면 도내 성매매 집결지는 파주 용주골 1곳만 남게 된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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