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0대가 재판에 넘겨져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성매매 불법 촬영 사실이 들통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전경. 국제신문 DB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형사6단독 김재윤 판사는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30)대 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40시간을 명령했다.

애초 A 씨는 지난해 8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구속 기소됐다. 당시 그는 ‘내일 오후 2시 강남역 화장품 매장에서 엽총 파티를 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A 씨가 성매매 여성들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불법 촬영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성매매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을 33회에 걸쳐 불법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판사는 A 씨의 ‘살인 예고’는 무죄, 성관계 촬영은 유죄로 판단했다. A 씨는 강남역 화장품 매장을 범행 장소로 특정했으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매장이었고, 게시글에 특정하기 어려운 상가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첨부했다. 그가 올린 게시글을 보고 신고했던 피해자들이 당시 강남역을 지나갈 예정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도 없었다. 게시글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무죄의 근거가 됐다.

김 판사는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되나, 초범이고 촬영물을 유포한 정황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