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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000% 이자·알몸 사진 내놔라”…2030 협박한 악질 대부업자

이지안 기자
입력 : 
2023-10-30 14:22:19
수정 : 
2023-10-30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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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법대부업체 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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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동대문 경찰서에서 수사2과 기도균 과장이 미등록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연 3천%가 넘는 초고금리를 내걸고 채무자들에게 나체 사진을 받아내 유포·협박해온 악질 불법 사금융 일당을 검거하고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대출을 빌미로 고액의 이자와 함께 나체사진을 요구한 불법 대부업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2억 3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나체사진을 유포하는 방법으로 공갈‧협박하는 등 불법 대부업을 일삼은 피의자 11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구속된 이들은 모두 30대 남성으로 이들은 지난 27일 송치됐다. 피의자들은 범죄집단조직‧활동, 성폭력처벌법 위반, 대부업법 위반, 채권추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소액 대출 홍보를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후 연락해 온 이들에게 초고액의 이자를 요구했다. 일당이 대출 조건으로 든 것은 연 3000% 이상의 이자였다. 최다 금액 피해자는 원금 2600만원에 8개월 만에 이자 2700만원이 붙은 경우였다. 불법대부업자들은 고액의 이자와 더불어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나체사진, 주민등록등본, 지인 연락처를 요구했다.

30일 서울 동대문 경찰서에서 미등록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채무자들에게 나체 사진을 받아내 유포·협박해온 일당을 검거하고 증거품을 설명하
30일 서울 동대문 경찰서에서 미등록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채무자들에게 나체 사진을 받아내 유포·협박해온 일당을 검거한 후 압수한 증거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일당은 기간 내 변제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나체사진을 유포하고 채무를 대신 변제하라고 협박했다. 나체 사진을 보낸 피해자들은 총 21명으로 이 중 남녀 피해자는 각각 9명, 12명이었다. 이럼에도 대부 상환이 되지 않는 경우에 일당은 피해자의 모친이나 여동생 얼굴에 나체 신체 사진을 합성해 성매매 전단 광고지 형태로 만들어 피해자와 피해자 지인들에게 협박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카톡, SNS를 통해 가족 사진을 입수하는 식이었다.

불법 대부업으로 피해를 본 이들은 총 83명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적 취약계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도균 동대문경찰서 수사2과장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로 저신용, 저소득자들이었다”라며 “이들은 대출 중개 사이트를 통해 해당 불법대부업체에 접촉해서 연락하는 방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 과장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한 이들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고리대금, 무리한 요구에도 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직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활동지를 옮겼다. 이들은 대출의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운영하며 서울 동대문구와 중랑구 면목동, 상봉동 일대에서 3개월마다 사무소를 옮겼다. 또한 사무실에 방음 부스를 설치해 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전화해 큰소리로 욕설 및 협박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다.

동대문경찰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와 함께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기 과장은 “확인된 피해자들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 상담소 연계, 피해 영상 삭제 지원 등 피해자 보호조치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피해자들의 나체사진이 유포되지 않도록 피의자들의 휴대폰 등을 압수수색, 분석해 2차 피해 방지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범죄를 공모한 이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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